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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11

지식, 사람에게서 온다 지식, 사람에게서 온다 물은 아래로 흐르고, 스승의 지혜는 제자의 가슴에 고요히 스며든다. 달삼은 오늘도 스승의 곁에 앉아, 세상의 본질을 배운다. "지식은 학교에서 배우지만, 지혜는 사람을 보고 배운다," 스승의 말은 언제나 단단한 돌처럼 마음을 울린다. 그러던 날, 스승은 일본인의 성씨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를 꺼냈다. "달삼아, 넌 일본의 성씨가 왜 그렇게 많은지 아느냐?" 스승은 조용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씨를 가진 나라다. 대략 10만 개가 넘는다고 하지. 우리나라는 300개 남짓인데 말이다." 달삼은 의아한 눈으로 바라봤다. 스승은 책장을 한 장 넘기며 이야기를 풀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를 통일하던 시절, 오랜 전쟁으로 남자들이 대부분 전장에서 .. 2025. 4. 7.
삼라만상이 글감이 되는 순간 삼라만상이 글감이 되는 순간 이곳에서 나는 자유롭다. 글을 쓸 때마다 문득 깨닫는다. 글감이란 결코 한정된 것이 아님을. 마룻바닥을 헤매는 먼지 한 톨에서부터, 길섶에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 밤하늘을 수놓은 별과 달까지. 눈길 닿는 모든 것이 글감이다. 어쩌면 삼라만상이 원래부터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였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저 그 이야기를 발견해 내는 존재일 뿐. 더 흥미로운 것은, 글이란 결코 혼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글은 글을 낳고, 대화는 새로운 이야기의 씨앗이 된다. 작가들이 주고받는 댓글과 답글마저도 훌륭한 글감이 된다. 어떤 날은 한 줄의 댓글이 긴 에세이를 탄생시키고, 때로는 답글 속 한 문장이 새로운 시를 불러오기도 한다. 이처럼 글을 쓴.. 2025. 3. 27.
톨스토이의 '부활' 3 톨스토이와 『부활』3 “스승님, 『부활』은 감동적인 이야기지만, 어쩐지 한편으론 답답한 부분도 있었어요. 너무 도덕적인 기준만 강조하는 것 같달까…” 스승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관찰이다, 달삼아. 『부활』은 아름답고 진지한 작품이지만, 몇 가지 문제점도 함께 안고 있단다. 작가인 톨스토이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어.” “톨스토이는 말년에 신앙과 도덕에 심취했지. 그러다 보니 귀족 생활을 죄악시하고, 모든 재산을 버리고 금욕적인 삶을 살려 했단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어.” “어떤 점이 문제였을까요?” “그는 ‘무소유’를 외쳤지만, 실제론 아내와 자녀들에게 경제적 고통을 줬고, 이상을 강요했다는 비판도 받았어. 자신의 회개와 도덕적 .. 2025. 3. 25.
톨스토이의 '부활' 2 톨스토이와 『부활』2 “스승님, 『부활』 이야기 정말 깊이 있네요. 그런데 인물 자체는 많지 않은데도 그 관계가 참 복잡하고 묘해요.” 스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이 작품은 겉으론 단순하지만 두 인물의 관계가 깊어지고 변해가는 과정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특히 주인공 네흘류도프와 카추샤 마슬로바, 이 둘의 관계를 따라가보자.” “먼저 네흘류도프는 어떤 인물이죠?” “러시아 귀족이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청년이지. 젊은 시절, 순진하고 열정적이던 시절에 카추샤 마슬로바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 사랑을 책임지지 않고 외면하지.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야 법정에서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되지.” “그때부터 죄책감이 시작되는 거군요.” “맞아. 그 만남.. 2025. 3. 25.
톨스토이의 '부활' 1 톨스토이와 『부활』1 “스승님, 전에 『전쟁과 평화』를 이야기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톨스토이가 말년에 쓴 『부활』이라는 소설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건 어떤 작품이에요?” 스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찻잔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좋은 질문이구나, 달삼아. 『전쟁과 평화』가 젊은 시절 톨스토이의 고민을 담았다면, 『부활』은 삶의 마지막에 이른 작가가 진실한 구원을 갈망하며 쓴 고백 같은 작품이란다.” “그는 귀족으로 태어나 부유하게 살았지만, 내면은 늘 갈등 속에 있었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가진 부와 지위가 부끄러워졌단다.” “왜요? 귀족으로서 좋은 삶을 살았을 텐데요?” “톨스토이는 민중의 고통을 외면한 삶에 회의를 느꼈어. 결국 스스로 재산을 포기하고, 금욕적인 삶.. 2025. 3. 25.
글의 무게, 마음의 울림 글의 무게, 마음의 울림 즐거움을 추구하는 시대 속에서 글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많은 이들은 글이 흥미로워야 독자의 관심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독자가 글을 읽으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글이 단순히 재미에만 집중한다면, 그것은 본래의 깊이를 잃어버리고 만다. 글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결을 담아내는 그릇이어야 한다. 재미는 글이 가질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글은 때로는 기쁨을 전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슬픔과 아픔을 담아내기도 한다. 어떤 글은 웃음을 주고, 어떤 글은 눈물을 머금게 한다. 그렇게 글은 독자로 하여금 더 깊이 사고하고, 더 넓게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끈다. ".. 2025.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