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와 『부활』1
“스승님, 전에 『전쟁과 평화』를 이야기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톨스토이가 말년에 쓴 『부활』이라는 소설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건 어떤 작품이에요?”
스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찻잔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좋은 질문이구나, 달삼아. 『전쟁과 평화』가 젊은 시절 톨스토이의 고민을 담았다면, 『부활』은 삶의 마지막에 이른 작가가 진실한 구원을 갈망하며 쓴 고백 같은 작품이란다.”
“그는 귀족으로 태어나 부유하게 살았지만, 내면은 늘 갈등 속에 있었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가진 부와 지위가 부끄러워졌단다.”
“왜요? 귀족으로서 좋은 삶을 살았을 텐데요?”
“톨스토이는 민중의 고통을 외면한 삶에 회의를 느꼈어. 결국 스스로 재산을 포기하고, 금욕적인 삶을 선택했지. 소박한 옷을 입고, 민중과 같은 음식을 먹으며, 신앙과 정의를 찾으려 했단다.”
“그런 삶의 변화가 『부활』에도 담긴 건가요?”
“바로 그렇지. 『부활』은 그런 회심(回心)의 결정체야. 죄와 속죄, 인간의 변화, 진정한 구원을 주제로 하지.”
“그럼 이야기 자체는 어떻게 흘러가요?”
스승은 천천히 설명을 이어갔다.
“주인공은 네흘류도프라는 귀족 청년이야. 젊은 시절 하녀였던 카추샤 마슬로바와 사랑을 나누지만, 곧 그녀를 버리고 떠나버리지. 그 결과 그녀는 아이를 낳고 버림받고, 결국 매춘부로 전락하게 돼.”
“너무 가혹해요…”
“세월이 흐른 뒤, 네흘류도프는 배심원으로 재판정에 앉게 돼. 그런데 피고가 다름 아닌, 그때의 카추샤였던 거야. 누명을 쓰고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선 그녀를 보며, 그는 자신의 죄를 깊이 깨닫게 돼.”
“그리고요?”
“그는 자신의 잘못을 되돌리기 위해 그녀의 형을 감형시키려 하고, 끝내는 함께 시베리아 유형지까지 따라가며 그녀의 구원을 위해 헌신하지. 이 과정에서 진짜 변화된 삶이 무엇인지, 정의와 사랑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배워가게 돼.”
“스승님, 이 이야기... 마음이 먹먹해져요. 결국 이 소설은 속죄와 변화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그렇단다. 『부활』이라는 제목은 단지 종교적 의미가 아니라, 인간 영혼의 다시 태어남을 뜻해. 네흘류도프는 귀족으로서의 편안함을 버리고, 진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거지. 카추샤 역시 미움과 절망 속에서, 용서와 희망으로 부활하고.”
“지금 세상에도 그런 부활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정확히 봤구나, 달삼아. 지금 우리 사회도 죄 없는 이들이 소외되고, 과거의 잘못에 눈감고 살아가지. 톨스토이는 말해 주는 거야.
‘진정한 구원은 제도를 바꾸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이 변화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그럼 우리도, 남을 바꾸려 하기보다 먼저 나부터 변해야겠네요.”
스승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네 마음이 그 말에 머물렀다면, 이미 작은 부활이 시작된 거란다.”
□
『부활』은 톨스토이의 말년 신앙과 양심의 결실로, 잘못을 마주하고 진심으로 변화할 수 있는 인간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현대 사회에서도, 타인을 정죄하기 전에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용서와 회복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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