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와 『부활』2
“스승님, 『부활』 이야기 정말 깊이 있네요. 그런데 인물 자체는 많지 않은데도 그 관계가 참 복잡하고 묘해요.”
스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이 작품은 겉으론 단순하지만 두 인물의 관계가 깊어지고 변해가는 과정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특히 주인공 네흘류도프와 카추샤 마슬로바, 이 둘의 관계를 따라가보자.”
“먼저 네흘류도프는 어떤 인물이죠?”
“러시아 귀족이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청년이지. 젊은 시절, 순진하고 열정적이던 시절에 카추샤 마슬로바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 사랑을 책임지지 않고 외면하지.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야 법정에서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되지.”
“그때부터 죄책감이 시작되는 거군요.”
“맞아. 그 만남이 네흘류도프 내면의 ‘부활’의 시작이야.
그는 처음엔 책임을 지겠다는 의무감으로 접근하지만, 점점 진심 어린 사랑과 연민, 그리고 삶 전체를 바꾸려는 결단으로 나아가지.”
“그럼 카추샤는요? 단지 피해자인가요?”
“아니지. 카추샤는 그저 가련한 여인이 아니야. 그녀는 어린 시절 네흘류도프의 집 하녀로 지내다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그 사랑에 속고 버려져 사회의 밑바닥으로 떨어져버려. 감옥에 갇히고, 누명을 쓰고 재판을 받으며,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냉소가 커지지.”
“하지만 그녀도 달라지죠?”
“그래. 처음엔 네흘류도프의 도움을 거부하고 조소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진심을 알아가고, 스스로도 존엄한 인간으로 다시 서게 돼.
결국엔 네흘류도프가 청혼했지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살아가겠다고 거절하지. 그건 연약함이 아닌, 성장이고 부활이야.”
“그 두 사람 외에도 중요한 인물들이 있죠?”
“응. 특히 재판관, 감옥 관리, 귀족 친구들, 그리고 시베리아 유형지의 동료 죄수들이 그들의 여정을 에워싸지.
이들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톨스토이가 그려낸 부패한 체제, 위선적인 사회, 제도 속에서 사라진 인간성을 상징해.”
“결국 두 인물이 그 안에서 사람다움을 회복해가는 여정이군요.”
“정확히 봤다, 달삼아. 『부활』의 핵심은, 사랑과 양심이 무너진 시대에 ‘두 인간이 어떻게 다시 사람다워지는가’에 있어.
그 관계 속에서 톨스토이는 묻는 거야. 과연 우리가 진심으로 누군가를 용서하고, 회복시킬 수 있을지를.”
달삼이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다움의 회복 이야기였군요.”
스승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맞다, 달삼아. 관계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의 감정과 변화는 깊지.
이 작품은 묻는단다.
‘과연 너는 누구에게 상처를 주었고, 누군가를 다시 일으켜본 적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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