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와 『전쟁과 평화』 4
“스승님, 이 소설을 보면 전쟁과 사랑, 고통과 평화, 귀족과 민중, 철학과 일상이 뒤섞여 있어요. 도대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중심 주제는 뭘까요?”
스승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조용히 말했다.
“좋은 질문이다, 달삼아. 『전쟁과 평화』는 인간 삶 전체를 아우르는 소설이야. 단순히 전쟁 이야기도, 러브스토리도 아니란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진실한 인간이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고 있어.”
“그럼, 이 책의 핵심은 인간 삶에 대한 철학인가요?”
“그렇지. 표면적으로는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 시기의 역사 이야기지만, 그 속에 담긴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운명, 평화의 본질,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노정이란다."
“피에르나 안드레이 같은 인물들은 끊임없이 방황하면서 ‘왜 살아야 하지?’를 고민해요.”
“맞다. 이 소설의 진짜 전쟁은 외부의 총칼이 아니라, 자기 내면과 싸우는 전쟁이란다.
안드레이는 명예를 좇다가 삶의 허무함을 깨닫고, 피에르는 방탕과 절망 끝에 사랑과 연대 속에서 평화를 찾지.”
“나타샤는요? 그녀는 실수도 했지만, 결국 성숙해졌잖아요.”
“바로 그 점이 중요하단다. 톨스토이는 인간을 선하거나 악한 존재로 단정하지 않아. 우리는 누구나 실수하고 흔들리지만, 삶은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해 가는 여정이라고 말해주지. 그게 이 소설의 깊은 인도주의야.”
“그런데요 스승님, 요즘은 총칼 대신 말과 정보로 싸우는 시대잖아요. 『전쟁과 평화』가 지금 우리한테도 필요할까요?”
스승은 창밖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야말로 ‘보이지 않는 전쟁’의 연속이란다.
성공을 향한 끝없는 경쟁, 나보다 앞서가는 이들과의 비교, 하루하루를 쫓기는 삶 속에서 마음의 평화는 멀어져 가고 있지.”
“그러네요. SNS만 봐도 늘 조급하고 불안해져요…”
“그럴 때 『전쟁과 평화』는 이렇게 속삭여 준단다.
‘삶의 의미는 위대한 업적이나 속도에 있지 않고, 지금 이 순간 내가 진심으로 마주한 사람과의 관계, 사랑, 성찰 속에 있다’고.”
“정말, 평화는 멀리 있는 게 아니었네요.”
“맞다. 톨스토이는 말했지. 인생은 거대한 전투장이 아니라, 따뜻한 밥상과 정직한 마음, 그리고 조용한 사색의 순간 속에서 피어나는 거라고.”
달삼이는 한참을 생각하다 고개를 들었다.
“스승님, 저도 이 시대의 소란 속에서 제 안의 평화를 지키며 살아가고 싶어요.”
스승은 조용히 말했다.
“그 마음을 잊지 말거라. 톨스토이도 네 안에서 분명히 웃고 있을 거야.”
□
『전쟁과 평화』의 주제는 삶의 본질에 대한 물음과 평화의 의미다.
이 소설은 현대 사회의 혼란과 분열, 조급함 속에서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해주는 거울이 된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삶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향한 길임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안내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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