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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보는 세계 100대 소설/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2

by cheonglam 2025. 3. 23.
톨스토이와 『전쟁과 평화』 2

톨스토이와 『전쟁과 평화』 2



“스승님, 지난번 이야기 덕분에 톨스토이가 조금은 친근해졌어요. 그런데요, 줄거리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등장인물이 많다던데, 어떻게 이어지는지 궁금해요.”

스승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달삼아. 오늘은 인물들을 중심으로 『전쟁과 평화』를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자. 이해하기 쉽게 세 인물을 중심으로 설명해 볼게.”

1. 피에르 베주호프 – 방황 속에서 진리를 찾는 사람

“먼저 피에르야. 처음엔 철없는 부잣집 서자로 나와.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큰 유산을 물려받지. 돈이 많아지니, 사람들이 갑자기 친절해지고, 그는 귀족 사회의 중심에 서게 되지. 그런데 그건 그에게 외로움이었어.”

“부유해졌는데 외롭다니요?”

“진짜 자기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사랑도 잘못 선택하지. 아름답지만 허영심 강한 엘렌과 결혼했지만,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걸 곧 깨달아. 이혼 후 방황을 계속하지. 전쟁터에도 나가고, 포로로 잡히기도 하고, 죽을 고비도 넘겨.”

“그런데요?”

“그렇게 방황하면서도 그는 조금씩 ‘진짜 삶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마침내 깨달아. 사랑과 선의, 작은 친절 속에 삶의 의미가 있다는 걸. 결국 평범한 여성 나타샤와 결혼하고, 평화로운 삶을 선택하지.”

2. 안드레이 볼콘스키 –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무너진 귀족

“다음은 안드레이 볼콘스키. 그는 처음엔 전쟁에서 영웅이 되고 싶어 했지. 이상과 명예를 좇았거든. 그런데 전쟁터에서 처절한 현실을 마주해. 특히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중상을 입고 쓰러져 하늘을 보며 인생의 허망함을 느껴.”

“이상과 현실이 달랐군요…”

“그래. 돌아와 보니, 임신한 아내는 죽어 있었고, 그는 절망 속에 살아가. 그러다 나타샤를 만나고 다시 희망을 품게 돼. 사랑에 빠지지만, 나타샤는 잠시 유혹에 흔들리고, 약혼이 깨져. 안드레이는 또다시 마음을 닫고 전쟁터로 나가지.”

“그런데 전쟁터에서 다시 만나지 않나요?”

“맞아. 보로디노 전투에서 안드레이는 다시 중상을 입고 죽음을 앞두게 돼. 그때 나타샤가 간호하러 오고, 그는 그녀를 용서하고 평화롭게 눈을 감지. 그는 죽음을 통해 삶의 본질을 받아들였다고도 볼 수 있어.”

3. 나타샤 로스토바 – 순수하고 생동감 있는 인간상

“마지막은 나타샤. 순수하고 생기 넘치는 귀족 소녀야. 처음엔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며 안드레이와 약혼하지. 그런데 젊고 감성적인 그녀는 쿠라긴이라는 남자에게 잠깐 흔들리게 돼.”

“안드레이와의 관계가 깨진 게 그 때문이군요…”

“응. 그 일을 계기로 나타샤는 크게 반성하고 깊은 내면의 변화를 겪어. 가족의 어려움을 함께 견디며 성숙해지고, 피에르와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되지. 그녀는 삶의 아픔 속에서도 따뜻한 빛을 간직한 인물이야.”

“세 인물 모두 성장하고 깨달음을 얻네요.”

“바로 그게 『전쟁과 평화』의 핵심이란다. 전쟁과 평화는 단순히 시대적 배경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두 얼굴이야. 혼란 속에서도 평화를 찾는 사람들, 고통을 통해 성장하는 이들의 이야기지.”

“현대인은 전쟁 대신 다른 싸움 속에 살잖아요. 관계, 경쟁, 자기 의심… 그런 것들도 이 책이 위로해 줄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책은 말해 준단다. 인생은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고, 그 속에서 진실한 사랑과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가장 위대한 일이란 걸. 톨스토이는 우리에게 ‘너도 평화를 선택할 수 있다’고 속삭이고 있어.”

달삼이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스승님, 이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어요. 줄거리만으로도 제 마음이 움직이네요.”

“그렇다면 벌써 첫 장을 연 셈이지. 책은, 준비된 마음에게 말을 걸어온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