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와 『전쟁과 평화』 1
“스승님, 요즘 사람들이 『전쟁과 평화』는 두껍고 어렵다고만 하더라고요. 저도 아직 읽지 못했어요.”
스승은 미소 지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달삼아, 책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단다. 오늘은 톨스토이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톨스토이요? 그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러시아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단다. 젊은 시절엔 방탕하고 무절제한 삶을 살았지. 하지만 내면에선 늘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시달렸단다. 군인으로 전쟁에도 참전했고, 여행도 많이 다녔지.”
“그런 삶이 『전쟁과 평화』에 영향을 줬겠네요?”
“그렇지. 전쟁터에서 직접 체험한 혼돈, 귀족 사회의 허위, 그리고 민중의 삶을 날카롭게 바라보며 깨달은 게 많았단다. 그 모든 걸 담아 7년 동안 집필한 작품이 바로 『전쟁과 평화』지.”
“그렇게 오래 걸렸어요?”
“응. 처음엔 단편적으로 쓰기 시작했지만, 점점 인물들이 살아나고, 사건들이 얽히면서 엄청난 대서사시가 되었지. 소설이라기보다는 인생을 통째로 담은 하나의 ‘삶의 거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어떤 내용인지 간단히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스승은 천천히 설명을 이어갔다.
“19세기 초,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해. 다섯 귀족 가문—볼콘스키, 로스토프, 쿠라긴, 베주호프, 드루베츠코 이—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쟁과 평화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그렸단다.”
“주인공은 누구예요?”
“대표적인 인물이 세 명 있어. 이상을 좇는 귀족 ‘안드레이 볼콘스키’, 평범한 삶에 흔들리던 청년 ‘피에르 베주호프’, 그리고 순수하고 따뜻한 ‘나타샤 로스토바’. 이들은 전쟁을 겪으며 사랑하고 실망하고 깨달아가.”
“전쟁을 다루지만, 단순한 전쟁 소설은 아니군요.”
“정확히 보았구나. 톨스토이는 전쟁 장면보다, 전쟁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더 중요하게 봤지. 전쟁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가, 아니면 개인의 선택이 더 중요한가, 같은 질문을 던져.”
“그럼 스승님,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스승은 창밖으로 흩날리는 봄빛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달삼아, 오늘날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 속에 살아. 경쟁, 속도, 비교, 외로움 같은 싸움 말이지. 이 소설은 말해 준단다. 진정한 평화는 세상 밖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시작된다고.”
“그 평화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작은 사랑, 깊은 성찰, 그리고 타인을 향한 이해 말이다. 피에르가 마지막에 깨닫는 것처럼,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해.”
달삼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읽지 않았지만, 벌써 마음이 따뜻해져요. 이제는 용기 내서 책을 펼쳐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승은 미소 지으며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두꺼운 책 한 권 속에, 인생 전체가 담겨 있단다. 천천히 읽어도 괜찮아. 중요한 건 한 문장, 한 인물 속에서 자신을 만나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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