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무리

달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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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무리는 달 주변에 퍼진 빛의 고리다. 달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빛을 품은 공기와 물방울이 함께 만든 환한 테두리. 그래서 달무리는 늘 중심을 지키기보다, 둘레에서 감싸는 사랑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모여야 비로소 보이는 현상.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한 사람의 빛을 위해 함께 머무는 주변의 온기가 있을 때, 세상은 더 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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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중천에 떠오른 어느 밤, 달삼은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스승님, 오늘 달 주위에 둥글게 빛이 퍼져 있어요. 저게… 달무리죠?”

스승은 하늘을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흔한 일은 아니지. 대기가 맑고, 수증기가 고요히 떠 있을 때만 볼 수 있는 현상이란다.”

달삼은 감탄하듯 말했다.

“달 자체도 아름답지만… 저 무리가 있으니까 더 특별해 보여요. 마치 둘러싸인 환호처럼.”

“맞아. 달무리는 중심보다 주변이 더 많은 걸 말해주는 빛이지. 중심 하나만으로는 완전할 수 없어. 주위를 감싸주는 것들이 있어야 비로소 의미가 생기지.”

달삼은 잠시 조용해졌다가 말했다.

“사람도 그런 것 같아요. 한 사람의 성취 뒤엔 보이지 않게 곁을 지킨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있고…”

“그게 달무리야. 누구나 주인공이 되길 바라지만, 사실 우리 인생엔 달무리 같은 사람들이 더 많아. 중심을 빛나게 만드는 이들.”

달삼은 하늘에서 시선을 내려 스승을 바라보았다.

“스승님도 저한테는 그런 존재였어요. 제가 스스로 빛나게 된 줄 알았지만, 돌아보면 스승님의 그림자가 늘 저를 감싸고 있었어요.”

스승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너의 길을 밝혀준 게 아니야. 단지 너의 빛이 스스로 번지도록 곁에 서 있었을 뿐이지. 네가 빛났기에 달무리가 생긴 거야.”

달삼은 하늘을 다시 바라보았다.

달과 달무리는 서로 기대듯 환한 고리를 그리고 있었다.

“스승님,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달무리가 될 수 있을까요? 꼭 중심에 서지 않아도, 누군가를 감싸는 사람…”

“그 마음이면 이미 넌 그렇게 살고 있는 거야. 달무리는 조용히 피어나지만, 한밤중 가장 넓은 온기를 남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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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무리는 말없이 달을 감싼다.
그 빛은 중심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중심을 가장 따뜻하게 비춘다.
달삼은 배웠다. 누군가의 주변에 머무르며, 말없이 빛을 더하는 삶이 얼마나 깊은 사랑인지.
그날 밤, 달무리 아래 선 달삼은 조용히 다짐했다.
자신도 누군가의 빛을 감싸주는 넉넉한 하늘이 되겠노라고.